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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필드 사태를 바라보며
  등록자 : 레오파드   날짜 : 2011.08.26   조회수 : 1127   다운로드 :

*아래의 글은 몇 년 전 <붓다필드> 사건이 터졌을 때 박석교수님이 인터넷에 게재했던 글입니다. 오늘날에도 영성계에 있는 사람들이 참고할만한 글내용이기에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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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붓다필드 사태를 보면서 - 박석교수

지난 주말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붓다필드와 게이트를 특집으로 다루었다. 붓다필드측에서 엄청나게 노력해서 단체의 이름과 리더의 이름은 감추었지만 도판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명상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벌써 28년째이다. 오랜 세월 명상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실로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을 보았다. 건강하게 명상을 하면서 일상의 삶을 잘 꾸려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명상에 심취하는 사람들도 있고, 깊은 명상을 통해 한 소식을 한 뒤에도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한 가르침을 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본인도 한 쪽으로 치우친 가운데 주변 사람들에게 편향된 가르침을 펼치는 사람도 있고, 실제로는 별로 깨친 것도 없으면서 적절히 잘 포장해서 사기를 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오랫동안 명상을 하면서 명상이 지니고 있는 여러 가지 장점과 아울러 자칫 명상을 잘못 하였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을 절감하였기에 여러 차례에 걸쳐 이에 관련된 많은 글을 썼다. 재작년 내가 원장으로 있던 미래사회와종교성 연구원에서 개최한 심포지엄 <한국사회의 영성적 흐름 이대로 좋은가>에서도 <명상의 위대성과 위험성>이라는 글을 발제하면서 붓다필드를 위시해서 단월드, 마음수련원, 수선재 등등의 단체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미 지적한 바가 있다.

이상의 여러 단체 중에서 개인적으로 제일 관심이 많이 갔던 단체는 붓다필드였다. 그 이유는 내 주변의 사람들 가운데서도 거기에 심취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초기 붓다필드에서 조르바라는 이름으로 견성인가를 받고 법문을 많이 하였던 사람은 이십여년 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낙화유수 또한 오래 전부터 아는 사이이다. 그 외 에디님은 새문명 아카데미라는 단체를 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이고, 후나, 오드리는 바라보기 명상 모임의 총무를 맡았던 사람들이고, 쾌걸님, 혜안님, 평야님 등은 모두 바라보기 명상 모임을 거쳤다가 붓다필드로 간 사람들이다.

나는 처음부터 그의 정체를 어느 정도는 간파하고 있었다. 그의 글을 읽어보니 라즈니쉬나 소공자의 가르침, 불교, 선도, 증산교의 가르침, 부라더후드 계열의 신비학을 대략 섞은 것임을 알 수 있었고 특히 주된 내용은 허황된 신비학과 자각을 교묘하게 배합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주변 사람을 통해 그가 실제적인 수행은 별로 한 적이 없고, 대신 입담이 매우 좋고 브로커 생활을 한 적이 있다는 정보를 듣고 대략 영적 사기를 치고 있다는 짐작이 들었다.

초기에 조르바가 게이트에 심취하였을 때 나는 따로 만나서 설득을 하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쪽 정신세계라고 하는 게 한 번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 성향이 있고, 또한 내가 기억하기로는 원래 조르바의 성향이 신비학을 비롯한 잡학에 관심이 많았기에 그쪽 성향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디님과 후나가 그쪽에 심취하기 시작하였을 때 나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말렸다. 나름대로 명상에 대한 건전한 시각이 있는 사람들이 그런 황당한 가르침에 빠진다고 하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나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빠른 시간 내에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게이트의 방식이 그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었던 모양이다. 에디님은 심지어 게이트의 첫 번째 저서에 서문을 쓰기도 하였다. 상당히 심취하지 않고서야 하기 어려운 일이다. 후나 또한 게이트의 상당한 신임을 받으면서 잘 지냈다. 에디님과 후나를 설득시키지 못하자 나는 그 뒤로 붓다필드에 갔던 사람들에게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가깝게 지내던 에디님과 후나도 설득시킬 수 없었는데 나머지 사람들이야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도 시간이 부족한 사람인데 그런데 더 이상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초 삼덱이라는 사람의 양심선언으로 게이트의 부도덕성이 만천하에 드러난 이후에는 마음속으로 붓다필드에 갔던 사람들이 걱정이 참 많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 가르침이 좀 황당하거나 여러 가지 오류가 있는 것은 명상계 내부의 일이기 때문에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지만 도박, 사치, 성적 스캔들, 치유를 빙자한 갈취 등은 사회적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 사이비 단체에 있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멍청하거나 황당한 사람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 에디님이나 후나 오드리 등등 옛날 알고 지내던 사람들의 상황을 알아보았다. 다행히도 에디님은 발 빠르게 탈퇴를 하였고 후나와 오드리 또한 뒤이어서 바로 탈퇴를 하였다.

그 사이 후나를 몇 번 만나면서 <그것이 알고 싶다>나 삼덱님의 블로그에서 나와있는 것보다 훨씬 적나라한 게이트의 실상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도덕파탄자'이자 '사기꾼' 같은 사람을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옛 인연들이 너무나 안타까워 시간을 내어 그들을 만나기로 하였다. 우선 옛날 명상 모임에서 가장 가까이 지냈던 쾌걸님에게 전화를 걸어서 만나기로 하였다.

쾌걸님은 스승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고, 그래서 초기에는 삼덱님과 같이 개혁을 시도하려고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다시 스승을 따르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만나보니 쾌걸님의 게이트에 대한 신심은 너무나 확실하였다. 그는 게이트의 사생활은 부도덕할지 모르지만 그의 가르침은 최고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을 자각과 자유로 이끌어준 스승의 은혜를 잊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종교나 명상에 있어 개인적 체험은 상당히 중요하다. 특히 그것이 신체적 정신적 치유가 동반된 체험인 경우 매우 강력한 힘을 지닌다. 그래서 그 체험을 있게 만든 종교나 명상을 절대적인 진리로 신봉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기독교의 기도원에서 치유체험을 한 사람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진리를 절대적인 진리로 신봉하고 불교를 통해서 치유체험을 한 사람은 불교의 진리를 절대적인 진리로 신봉한다. 그러나 그것은 주관적 체험을 객관적 진리와 혼동하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종교나 명상을 통한 치유는 병원에서의 치료와는 달리 자가발전으로 일어나는 것이고 외부의 가르침이나 분위기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라는 사실이다. 자각의 깨달음은 더욱 그러하다. 만약 전적으로 스승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그것은 자각이 될 수가 없다. 일종의 최면과도 같은 것이다. 나는 그를 최면에서 깨어나게 하기 위해서 몇 차례 편지를 통해서 붓다필드에서 말하는 자각이 어떤 메커니즘 아래서 만들어졌으며 어떤 효과와 한계가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주었다. 그러나 최면이 깊어서 그런지 별로 효과가 없었다.

나중에는 가장 근래에 붓다필드에 갔던 평야님에게도 전화를 걸어서 빨리 나오라고 이야기를 하였고 이십년 전 도반이었던 조르바와 낙화유수에게도 전화를 걸어서 정신을 차리고 탈퇴할 것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자신은 방관자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거나, 붓다필드는 그저 조그만 명상동호회에 불과한데 뭐 나오고 말고 할 것이 어디에 있냐는 식으로 말하거나, 게이트의 가까이에 있는 측근들은 게이트의 비리를 알지 모르지만 자신들은 한국에 떨어져 있기 때문에 게이트의 비리가 별로 실감이 나지 않고 또한 게이트보다는 붓다필드가 좋아서 남아 있다고 답하였다. 다들 서로 다른 말을 하고 있지만 결국 그것은 변명에 불과하고 실제로는 게이트의 마수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나온 붓다필드 잔류 회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어떤 이는 자신은 사기를 당하거나 해꼬지를 당한 적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심지어 운영위원장을 맡은 여자는 설령 게이트가 감옥소에 가더라도 스승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사식을 넣어줄 것이라고 답하였다.

사실 운영위원장인 옥수수님은 다른 모임에서 한 두 번 본 적이 있는 사이이다. 그녀는 소위 말하는 S대 출신이고 젊었을 때는 치열하게 학생운동을 하였고 나중에는 영화평론도 하였으니 상당히 똑똑한 여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붓다필드를 방어하기 위해서 빤히 속이 들여다보이는 거짓말을 하고 삼척동자가 봐도 뻔히 알 수 있는 거짓 자료, 예를 들어서 이번에 폭로를 한 사람들은 사실 공금 횡령을 하고 섹스 스캔들이 있어 그것을 무마하기 위해서 이런 난리를 저지른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자료를 방송국에 넘기기도 하였다.

그 자료에서 억울한 누명을 덮어쓴 어떤 사람이 그녀에게 항의를 하고 공식적인 해명을 해달라고 하였더니 계속 발뺌을 하다가 방송국 측에서도 그 자료를 별로 신뢰하지 않았으니 굳이 그 자료가 거짓임을 해명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답변하였다고 한다. 참으로 개념 없는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 조만간 붓다필드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하였던 진실을 밝히는 투어를 한다고 한다. 그 내용이란 결국 자신이 방송국측에서 자료를 넘기면서 하였던 이야기를 회원들에게 알리는 것이리라. 거의 제 정신이 아니다.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그녀는 원래 마음속에 씻지 못할 깊은 상처가 있었는데 붓다필드에 와서 그 상처를 치유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른 어디에서도 풀지 못하였던 문제를 거기서 풀었으니 그 감사하는 마음이야 정말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개인적인 문제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은혜를 갚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서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단체를 감싸기 위해 거짓말을 서슴지 않는 것은 실로 똥오줌을 못 가리는 행동이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범죄를 방조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아마 나중에 제 정신을 차리게 되면 정말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아무튼 방송은 나갔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 남아 있고, 앞으로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남을 것이다. 어떤 경우이든지간에 지금 붓다필드에 남아서 계속해서 게이트를 두둔하려고 하거나 나는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았으니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사실은 집단주관이 만들어낸 집단최면에 도취되어 건전한 상식적인 기준이 마비된 것이다.

최면이 무서운 이유는 판단력을 마비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한 번 걸려 들면 좀처럼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이번에 양심선언을 하거나 그 말에 정신을 차리고 탈퇴한 게이트의 측근들도 몇 년 동안 판단력이 마비되어 있다가 게이트의 행실이 워낙 문제가 많아 그제야 비로소 정신을 차린 것이 아닌가? 만약 게이트가 약간만 건실하였더라면 그가 붓다필드의 사람들에게 걸어놓은 자각이라는 이름의 최면은 참으로 깨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최면은 처음부터 걸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최면에 걸리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명상이나 도(道)에 대해 열심히 공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는 것이 아니다. 그 보다는 자신의 일상의 삶의 건강성을 유지하고 세상과 건전하게 소통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원래 세상이란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다. 때로는 우리를 참으로 힘들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 가야 되는 것이고 힘들 때는 그 힘듦을 받아들이면서 성실하게 풀어나가야 한다. 세상에는 결코 공짜가 없다. 로또를 꿈꾸는 사람은 로또에 의해서 망하게 된다.

이번 게이트 사건은 삶의 건강성, 명상의 건강성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도판을 떠도는 외로운 영혼들이 이번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제대로 자각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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