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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배
  지리산 청학동 수행기 14
  

구들로 쓸 돌이 좀 크고 넓적한 것이 필요한데,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다.

 

김 선배는, "땅속에 있는 돌들이라도 써야겠구나 "

하면서 땅을 여기 저기 둘러보았다.

나는 이게 무슨 짓인가 생각하면서 가만히 있었다.

 

땅을 한 참 둘러보던 김 선배는

한쪽을 손가락으로 가르치면서

", 저만하면 됐다.

 

저기를 파보게" 하는 것이었다.

"? 땅을 파라고요.. ?

", ."

나는 엉거주춤 삽을 들이대며,

김 선배를 힐끗 쳐다보았다.

김 선배는 표정 없이 바위에 걸터앉아 있었다.

 

별 수 없었다. 하라는 대로 할 밖에...땅을 한 30센티쯤 팠다.

"좀 더 팔까요? 아무 것도 없는데요?"

김 선배님은 물끄러미 파여진 땅을 쳐다보더니,

 

"거기서 반 자만 더 파 봐 "

김 선배가 나무에서 사뿐히 내려앉는 것과

바위를 드는 힘을 목격한 나인지라,

 

군말 없이 그대로 조금 더 파 내려갔다.

그러자 삽 끝에 딱딱한 돌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 역시 김 선배님은 대단하시다.

"여기 돌이 있는데요?"

"그거 파내서 사용하지"

 

김 선배님은 바위에 걸터앉아

조용히 명상에 잠기셨고, 나는 그 돌을 파내느라 낑낑거렸다.

 

이놈의 돌이 깊이는 한 사오십 센티 정도밖에 안되지만

넓었기 때문에 그걸 파내려면

그 주위의 흙들을 모두 파내야만 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경우였다.

 

구슬 같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주위 땅을 모두 팠다.

손으로 바위를 잡고 들어올렸다.

그러나 무거워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도저히 빼낼 수가 없었다.

"땅은 다 팠는데요. 무거워서 들어올릴 수가 없어요"

김 선배는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다시 들어 보라 하신다.

나는 공연한 짓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리 하라니까 할 수 없이 허리를 숙여 돌을 드는 시늉을 하였다.

 

근데 기분이 이상하였다. 돌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힘을 주니 돌이 버쩍 들린다.

단숨에 밖으로 꺼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부터다.

 

돌을 들고 靈神臺로 돌아가야 하는데,

이걸 어찌 들고 가남. 그래도 명색이 내 집을 짓는 것인데,

내가 안 들고 갈 수도 없고 내 힘으로는

그걸 들긴 들어도 걸어갈 수가 없다.

나는 내심 김 선배님이 또 들어주시겠지 생각하면서

끙끙대며 돌을 드는 시늉을 하였다.

 

"이만 가세.

공부를 잘 하면 기운이 세지지!" 하면서

손수 돌을 들어 가슴에 안고 가신다.

나는 삽을 들고 뒤따랐다.

 

김 선배는 돌을 들고 가시면서도

이 얘기 저 얘기하시면서 숨 하나 헐떡이지 않는다.

대단하게 여겨졌다.

나는 속으로 젊은 놈이 창피하게

노인장보다도 못하고... 할 수 없었다.

더욱 희한한 일은 집터에 도착해서 벌어졌다.

 

주변에서 흙을 파 가져와서

물에 이겨 아궁이를 만들고 주춧돌을 세우고,

구들 밑받침 돌들을 먼저 깔고 그 위에 구들을 놓았다.

 

그런데 그토록 힘겹게 구들장 돌들을 준비했건만

구들 돌 하나가 맞지를 않는다.

김 선배님과 나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주변 돌들과 짝이 맞지를 않았다.

 

잠시 후 김 선배는 "할 수 없구나. 잘라야겠다"

"? 이걸 자른다구요"

나는 그래서 망치 같은걸 찾아보려고 하였는데,

김선배님은 그 돌을 앞에 놓더니,

흙을 물에 묽게 반죽을 하여 가져 오라 신다.

 

내가 흙을 묽게 반죽하여 갔다드렸더니,

김 선배님은 그것을 손가락에 찍어 돌에다 선을 그었다.

"황토로 해야 제격인데, 어쩔지 모르겠구나 "

그리고는 손으로 한쪽을 잡고 힘을 주는 것 같았다.

 

순간 돌이 ''하는 소리와 함께

흙으로 금을 근대로 그대로 부러졌다. 놀라운 솜씨였다.

"~ ~, 선배님, 부러졌네요 ! "

김 선배님은 그대로 돌을 구들 돌 사이에 올려놓았다.

 

"이젠 자네가 흙을 이겨 사이사이 잘 바르게 틈이 있으면

불을 땔 때 연기가 들어와서 고생하니 틈이 있나 없나 잘 보고,

나중에 불을 한 번 때 보아 검사를 해보게 "

 

나는 靈神臺에 처음 들어왔었을 때는 평소 습관대로

숨 멈추고 두 주먹으로 단전 두들기기와

이것저것 짬뽕한 단전호흡을 매일같이 하였는데,

김 선배님과 같이 집을 짓는 과정에서

그 짓을 아주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김 선배님이 탐탁지 않게 여기는 데다,

김 선배님의 초능력을 보고는

내 식의 수련을 도저히 할 마음이 나지를 않았다.

 

구들이 완성되고 김 선배님과 함께 통나무로 벽을 올리고

지붕을 올리고 안에다는 선반도 만들어 넣었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틈새가 벌어지는 곳은

흙이나 나무 이끼들을 뭉쳐서 막았다.

 

김 선배님의 집 짓는 솜씨는 수준급이었다.

김 선배님이 나무를 깎고 다듬고 하면

나는 그 옆에서 심부름만 하는 꼴이었다.

 

하기야 내가 생전에 이런 것을 해봤어야지.

내가 친구 녀석들을 여기에 데려왔을 때는 자랑스레

내가 지었다고 허풍을 떨었지만

거의 전적으로 김 선배님의 작품이었다.

바야흐로 보름만에 나의 별장이 완성되었다.

 

크기는 두 평, 구들도 있고 지붕도 있고,

문도 있고 사방이 모두 통나무라.

전망 또한 좋고 ......

기분이 너무 좋았다.

 

玉 樓에서

抱 一 子

[인쇄하기] 2014-12-07 13: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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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짧지만 그 후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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