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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배
  지리산 청학동 수행기 13
  

내가 어제 그제 이쪽도 돌아다녀 보았었는데......

저런데 계셨으니 내가 못 보았지....

아니 그런데 저기 까지 어떻게 올라가지.

중간에 벋디딜 중간가지도 별 없고....

 

여하간에 저런 높은 나무를

쉽게 오르내릴 공력이 있으니 대단한 분이 틀림없었다.

영신대에서 마주 앉아서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 분은 성이 김씨이고 '연희전문대학'

'수물과'(지금의 수학과 물리학과를 합친 것 같은 라고 함)를 나온 후

철도청에 근무하시다가 퇴직을 하고 산에 들어와 수도를 하고 계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나의 대학 선배이기도 하네. 젊었을 때

여러 도반들과 더불어 ''선생 이라는 神仙 밑에서

묘향산의 토굴에서 공부를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仙道의 인연이 박하여 공부의 도중에

집안의 문제로 인하여 홀로 하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결혼을 하여 처자식도 두고 하면서도 수도의 길을 버리지 않고

밤잠을 자지 않고 수행에 전념해 오다가

퇴직을 하고 여기 지리산의 靈神臺에 들어왔다고 한다.

지금의 나이는 70이라고 한다.

나는 깜짝 놀랐다. 많이 봐야 한 오십 정도 밖에는 안 보이는데.....

 

그리고 여기 靈神臺가 바로 청학동이라 한다.

(*후일, 김 선배는 도선 국사로부터 받았다는 親書와 지도를 내게 보여줬는데

거기에는 영신대 지명 밑에 청학동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사실 나는 그때 김 선배가 도선 국사 운운할 때 속으로 굉장히 황당했다)


나는 그 분에게 "청학동이란 것은 신문 잡지 같은데 나오는 바대로

그 상투 틀고 유불선 갱정지도를 한다는 지리산 묵계리 위의 마을이 청학동이 아닌

가요
?" 하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분은 거기는 진짜 청학동이 아니고

진주암이라는 마을이라 신다.

그렇다면 아마도 후에 관광회사 같은데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그곳을 '靑鶴洞'이라 이름 붙인 모양이다.

 

나는 처음에 이분께 선도를 배울 목적으로

제자로 삼아 달라고 간청을 하였었는데,

이분은 "자네와 난 사제의 인연이 아니니, 앞으로 나를 그냥 선배라 부르게. 우리 공

부에서 기실
'선생'이란 없네. 공부에 끝이 없기 때문이지. "

 

사실 '선배'라는 말도 불합리한 게,

후학이 앞서면 '선배'가 되는 것이니,

그 말이란 게 모두 편의에 따르는 것이지."

그래서 나는 나보다 나이가  오십쯤이나 많은 분을 '선배'라 부르게 되었다.

 

김 선배님은 나에게,

"이곳 靈神臺 주변에는 모두 다섯 분이 공부를 하고 계시네.

그 공부터가 장막들이 쳐 있어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으나,

자네는 우리 靈神臺 식구가 되었으니, 혹 이상한 것을 보아도 놀라지 말고,

入定 尸解 한 것을 보아도 간여치 말게... "

나는 ''하며 그러마고 대답을 하였다.

 

그리고는 다짜고짜로 내일부터 집을 지을 테니 오늘 잠을 푹 자두라고 하신다.

다음날 아침을 해먹고 있는데, 김선배님이 오셨다.

나는 이렇게 말씀들렸다,

"아침 진지 드셨는지요. 안 드셨으면 여기 바로 한 밥이 있는데,

제가 차려 드릴께요. 반찬은 없지만.... "

"아 그거 , 아주 맛있게 생겼구나. 오랜만에 한 번 먹어보자. "

나는 밥을 한 그릇 가득히 코펠에 떠드리면서, 여쭤보았다.

 

"여기서는 밥을 안 해 드시나 보죠? "

"쌀을 매번 구하려면 번거러우니, 우리 공부꾼들이야...."

"아니, 그럼 뭘 잡수시는가요?"

"먹을 거야 많지.

"修道를 하려면 곡식을 끊고 酸穀을 하여야하지요?"

"무슨 산중에서 식량 구해놓고 공부하기가 여의치 않으니

할 수없이 솔잎도 먹고 도 캐먹고 黃精도 캐먹고 하는 것이지...

공부 꾼들이 돈이 없잖아. 거 일부러 산에 들어와 酸穀하는거

외도들이나 하는 짓이지 공부엔 그리 큰 도움되지 않아.

衣食住에 신경 안 쓰고 공부할 수 있으면 그리 해야지"

 

김선배님은 나를 데리고 집터를 구경시켜줬다.

영신대 왼편의 미니 폭포로 내려갔다. 폭포의 왼편쪽으로 조그만 동굴이 하나 보였다.

 

"저 동굴 안쪽에다 짓지" 하시면서

3미터쯤 되는 통나무를 동굴과 이쪽 바위 사이에 걸쳐놓았다.

통나무를 밝으며 손으로는 암벽을 의지한 채 조심스레 건너갔다.

 

굴 안으로 들어가자 갑자기 시야가 툭 터지면서

전망이 아주 멋이었다그 굴은 깊은 굴이 아니라

암벽과 암벽이 만나면서 자연스레 이루어진 것이었다.

 

", 여기 좋지? 이 바위와 이 바위 사이에 집을 짓지.

여기다 구들도 하고 자네는 구들이 없으면

추워서 봄가을에도 여기 못살걸장기간 있으려면 안정되게 해야지"

 

이분의 말씀이 황당하기는 했지만

여하간에 재미있었고 호기심도 잔뜩 동했다.

'내가 언제 여기서 산다고 했나? 혼자서 이러쿵저러쿵....'

 

집짓기 첫날 김 선배님은 어디서 구했는지

녹슬은 톱과 삽 등을 가지고 오셨다나는 김 선배를 따라 갔다.

 

김 선배님은 나무들을 둘러보면서  적당한 굵기로 곧게 자란 나무들을 잘랐다.

 그걸 나더러 영신대까지 운반하란다

난 나무라는 게 그렇게 무거운 지는 처음 알았다
.

한 이틀간은 통나무를 靈神臺로 운반하였다난생처음 해보는 노가다 였다.

 

일단 통나무 운반이 끝나자  이젠 바위 돌멩이 운반이 시작되었다.

 "구들을 깔아야되니 어디 판판한 돌이 있나 봄세"

그런데 산중이라 구들 깔 만한 펀펀한 돌들이 쉽사리 눈에 띄지를 않았다.

 

여기저기 헤매면서 넓적한 돌을 몇 개를 발견하긴 했는데,

내 힘으로는 도저히 운반할 수 없는 것도 있었다.

김 선배께 와서 이리저리 말을 고하자 같이 가 보잔다.

 

김 선배는, 나를 놀리는 말투로  "아니 젊은 사람이 이걸 못 들어? "

하면서 바위에 가까운 돌덩이를 번쩍 치켜들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걸어간다.

 

나는 깜짝 놀랐다. 내심 혀를 내둘렀다.

'아니, 나이가 칠십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대단한 기운이다를 닦은 게 확실한 모양이다.

 

나무에서도 사뿐히 내려오고'

그런 식으로 무거운 돌들을 김 선배님이 손수 날라주었다.

 통나무는 날라도 돌은 정말 못 나르겠구먼.

지게라도 있으면 몰라도 나는 좀 창피했다.

노인네보다도 힘이 없다니그런데 더욱 놀랄 일이 벌어졌다

[인쇄하기] 2014-11-04 23: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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