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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토론

  무릉도원
  제조업이 심상치 않다
  

*한국 제조업의 소리 없는 침몰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 신세돈

 

현재 실물 경제 지표가 심상치 않다. 작년 4분기(10~12) 경제성장률이 전기에 비해 0.2% 감소한 것 때문만은 아니다. 직전 3분기 경제 성장률이 지나치게’(1.5%) 높았으니, 4분기에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직전 분기보다 경제 성장률이 떨어진 사례는 20084분기 이후 9년 만에 처음보는 것이라 놀라는 것이다. 성장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놀라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진다.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떨어진 것은 주로 제조업 성장률이 전기 대비 2% 감소했기 때문이었고, 제조업 성장률이 저조한 것은 제조업 생산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4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나 감소했다. 분기별 제조업 생산이 5%나 감소한 적은 외환위기(1997년도)나 금융위기(2008년도)를 제외하면 1985년 이래 한 번도 없었다. 제조업 생산 부진은 한 두 업종이 아니라 거의 모든 업종에서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12월 제조업 생산은 24개 분류 업종 중 22개 업종에서 생산 감소를 기록했다. 자동차(-25.2%), 가구(-23.5%), 의복, 모피(-15.7%), 금속가공(-13.5%) 11개 업종은 두 자릿수로 감소했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19.3%)과 통신방송장비(12.8%) 등 두 업종에서 활기를 띠었으나, 대세를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반적으로 제조업 생산 분위기는 매우 차가운 셈이다. 그 결과 4분기 평균 제조업 가동률은 70.9%로 떨어져졌다. 이 수치 역시 외환위기 당시의 65~68이나 금융위기였던 20091분기 66.5를 제외하면 1980~1981년의 65~67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이다. 사실 평균 제조업 가동률의 하락은 어제 오늘 만의 일은 아니다. 2011년 초부터 7년 동안 예외 없이 꾸준히 낮아졌다. 201181.3에서 출발해 201278.5, 201376.5, 201476.1, 201574.5, 201672.6, 그리고 20174분기에 70.9까지 떨어졌다. 한 해도 반전 없이 한 방향으로 추락한 것이다.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면 당연히 설비투자와 국내 기계 수주(受注)의 위축이 뒤따른다. 실제로 20174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1.9%에 그쳤다. 3분기 20.6%에 비하면 매우 크게 하락했다. 국내 기계 수주도 4.7% 증가에 그쳤다. 3분기 31.8%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니 새로운 설비에 투자할 이유가 없고, 설비투자가 없으니 국내 기계 수주가 사라지고, 그러니 공장 가동률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발행한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올 1월 제조업 업황 BSI가 생산이 부진했던 작년 12(81)보다 보다도 더 떨어진 77을 기록했다. 23개 중분류 제조업 중에서 16개 업종의 1월 업황이 나빠졌다고 조사됐다. 특히 석유정제 및 코크스 업은 79에서 55로 떨어졌고, 자동차 업은 70에서 55로 떨어졌다. 지난해 생산이 활발했던 전자영상통신장비업(電子 映像 通信 裝備 業)마저도 업황 BSI101에서 93으로 하락했다. 비금속광물(7562), 목재 및 나무(7356), 가구(7565)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증상은 분명하다. 제조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제조업은 한국 경제 성장에 대한 보루다. 싫든 좋든 제조업 성장 없이는 한국의 성장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업도 중요하지만, 미국이나 독일이 강조하는 것은 항상 제조업이 아니었던가. 작년 1227일에 나온 ‘2018 경제 정책 방향으로는 부족하다. 3대 전략 중 2번째 전략인 혁신성장이라는 내용도 이곳저곳에 혁신이라는 말만 붙였지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예컨대, ‘기존 산업 혁신: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꼭지 아래에 조선, 해운,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현황과 미래 여건등을 고려하여 업종별 경쟁력 제고 방안을 1분기까지 마련하겠다든가, 혹은 주요 산업별로 업황경쟁력 수준 등을 분석진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산업 혁신을 위한 경쟁력 강화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미래 어법식의 대책은 전혀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 이미 7년째 생산과 가동률이 떨어지고, 그래서 설비 투자가 눈에 띄게 추락하는데, 언제까지 대책을 앞으로 수립하겠다고만 할 것인가.

                            끝.

 

 

 

[인쇄하기] 2018-04-13 03: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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