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갑부(庶民 甲富)에게 배우는 지혜

채널 A 심의 실장 이진영

호떡 장사로 40 억 짜리 빌딩을 올렸단다. 100 억 대 부자가 된 카센터(car center) 정비공도 있다. 채널 A 서민 갑부 (목 오후 9시 50 분)는 갑부가 된 흑수저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12일 방송된 ‘노숙자에서 25억 자산가로’편은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 KBS2와 MBC 드라마보다 시청률이 높았다. 지금까지 소개된 100 여명의 서민 갑부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인생을 사는 지혜 4가지’를 뽑아보았다. 1)내가 바뀌어야한다=억울하지만 불친절한 세상에 내가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야구 선수를 꿈꿨던 정문호씨(52). 대학시절 사고로 야구를 못하게 된 그는 야구 방망이 대신 실과 바늘을 들었고, 손뜨개질 사업으로 37억 원의 자산을 일궜다. 재능은 있고 돈은 없었던 화가 지망생 유영육(70) 씨는 물감 대신 페인트로 아파트 외벽에 도안과 숫자를 그려넣는 직업을 택했다. 그 덕분에 7순의 나이에도 월 1,000 만원을 벌었고, 그렇게 생긴 여유로 집에서 그림을 그린다. “가족이 있으니 돈을 벌어야 했지. 그래도 꿈을 끝까지 붙잡고 있었어.” 2)1만 시간? 10만 시간의 법칙!= 서민들에게 갑부가 되는 것은 마라톤 경주다. 기술 연마에 수만 시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때도 있다. 장미란 씨(49)는 마장동 갑부로 불릴 때까지 17년간 칼을 잡았다. 고기 값 6억 원을 떼인 뒤에도 어린 아들을 들쳐 업고 발골(拔骨) 작업을 하며 120 만원을 벌어 100 만원을 저축했다. 손을 베이면 꿰맨 자국투성이지만 집에선 한강이 내다보이고, 은행에 가면 지점장이 인사를 나온다. 세상이 변하니 고수들의 공부에도 끝이 없다. 열쇠 공 백상홍(57) 씨는 디지털 도어(digital door)가 등장해 열쇠업자들이 줄줄이 폐업할 때 전자 카 기술 연구에 매달려 갑부가 됐다. 세탁소 사장 백남옥씨(66)도 세탁업계 경쟁심화라는 위기에서 기회를 잡았다. 그는 30 여년 경력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세제와 세탁 법을 다시 공부한 끝에 특수세탁이라는 금맥을 찾아냈다. 3)함께 해야 멀리 간다=건강이 나빠진 남편과 귀농해 논사 짓고 방아깐을 운영하는 홍종희(49) 씨는 마을주민들의 농작물도 사들여 떡을 만든다. 그런 홍씨 부부가 고마운 주민들이 소문을 내준 덕에 해외에서도 떡주문이 몰려들어 월 매출 1,000 만원을 올리고 있다. 경남통영 중앙시장 돈을 끌어 모은다는 박경순(68) 할매의 마케팅 비법은 ‘개미군단’이다. 시장 내 여러 점포에서 할매의 인기 상품을 판매하게 한 뒤 수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30년 넘게 상생하고 있다. 4)내 일에 자존심 건다=‘이 분야만큼은 나를 따를 자가 없다’는 자부심이 있어야한다. 연 매출이 10억 원인 기와공 이덕희(55)씨는 지붕 꼭대기 아무도 못 보는 곳에서도 스로 흠을 찾아내 보수공사를 해준다. “일이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연 매출 8,000 만원이 넘는‘칼 갈아주는 아저씨’박경목씨(61)의 철학은 이거다. “녹슬어서 못 쓰기보다 닳아서 못 쓰는 인생이 돼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