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공한 센더스가 되고 싶다.

이재명 성남시장, 대담:한기홍 동아일보 논설위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에서 가장 뜬 정치인이 이재명 경기 성남 시장이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질 때부터 일찌감치 퇴진과 탄핵을 주장했다. 거칠고, 선명한 그의 주장에 환호하는 국민이 부쩍 늘었다. 최근 그의 지지도는 야권의 선두주자인 문제인 전 더불어빈주당 대표의 턱밑까지 치솟았다. 재선의 기초 단체장으로서 이젠 중앙정치의 ‘상수(常數)가 된 이 사징을 9일 동아일보 논설위원실로 초청해 인터뷰한 데 이어 10일 전화통화로 탄핵 정국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문:박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되었는데- - - -.

답: 새누리당 의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고 본다. 반대했더라면 새누리당 전체가 엄청난 국민 저항에 직면했을 것이다. 대통령이 스스로 그만둘 가능성이 매우 적은데, 압도적인 다수로 국회를 통과해 아무래도 헌법재판소의 부담도 클 것이다. 국민 승리다. 아무래도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정치 환경을 국민이 싸워서 바꿨다. 정치인들이 한 것이 아니다.

문: 탄핵 표결이후 정국은 어떻게 흘러갈 것 같나?

답: 헌재에서 탄핵이 인용(認容)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언제 될지도 모른다. 믿고 맡길 수 없다. 탄핵의 본질은 주인인 국민이 대통령을 해고하는 것이다. 그 요구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 안하면 헌재는 탄핵안을 기각할 것이다. 국민이 눈을 부릅뜨고 계속해서 싸워야 겨우 인용된다.

문: 헌재에서 기각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답: 명백한 중범죄가 드러나 대통령을 감옥에 보낼 수 있는, 모든 국민이 법 앞에 평등한 나라임을 보여줄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이다. (북한은 남한의 그런 촛불 시위를 두고서 연일 남한 정부를 비난하고, 심지어는 청와대 모형을 만들고서 폭파하면서 특수부대가 침투하는 영상도 공개하고, 남한의 군 정보에 사이버(cyber) 침투를 하여 정보를 빼 가는 등 남이 불행할 때, 온갖 못된 짓을 일삼고 있다. 그런데 북한이 하나 알아두어야 할 것은 대통령도 잘못하면 군중이 시위를 하며,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것은 남한의 인권과 국민을 위한 헌법이 얼마나 잘 지켜지고 있는가 하는 것과, 수백만의 시위 군중이 청와대를 둘러싸도 다친 사람 하나 없었으며, 체포된 사람 하나 없었다는 이 엄청난 사실이 무엇을 의미한지를 잘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만일 이런 시위가 북한의 주석궁 앞에서 일어났다고 가정해보자. 그럴 경우 기관총과 탱크가 가만이 있을까? 아니 북한에서는 이런 시위 자체가 전혀 불가능하다.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북한에는 없으니까.- - - 본인의 註 )그래서 구속 처벌을 예기했다. 대통령의 감옥행도 조용히 가는 게 아니라 청와대를 나오는 순간에 수갑을 채워 수감할 것을 요구했다. 대중은 그 장면을 상상하고 시원해 한다. 원래 그래야 맞는 것이다.

문: 그렇게 거친 표현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가?

답: 일부러 정제(整齊)되지 않은 언어를 쓴다. 내가 바보가 아닌데, 흥분하고 격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 계산된 것이다. 대중은 대중이 쓰는 언어로 사실대로 말해주면 특별한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억지 집단이 아닌 경우 다 설득된다. 이게 정치다. 나는 다른 사람이 오해할 수 있는 이중 언어는 안 쓴다.

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답: 기득권자와 어울리지 않는 것은 닮았다. 하지만 트럼프와의 비유는 싫다. 나는 성공한 버니 센더스(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에게 졌다)가 되고 싶다. 트럼프는 과격한 선동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실현 불가능한 예기를 하고, 불합리한 선동도 많이 한다. 센더스는 스스로 민주사회주의자라고 말할 정도로 평등문제, 사회약자, 국민 전체의 이익에 관심이 많았다. 내 지향점은 센더스에 가깝다. 나는 경제적인 기득권자도 아니고 실현 불가능한 헛소리도 하지 않는다. 대중이 검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문: 탄핵 정부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차기 대선에 출마할 것인가?

답: 틀린 말은 아니다. 갑자기 불려 나온 양상이 됐지만 예의와 형식을 갖춰 청사진,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 대선출마 선언을 원래 12월에 할 생각이었다. 탄핵 상황이 아니었을 때 많이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런 것을 할 상황이 아니지 않나.

문:‘이재명 현상’이 일시적인 것은 아닌지 논란이 있다. 나라가 안정되면 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답: 새 현상엔 거부감이 있다. 내 판단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으로 본다. (정치상황과 일정이)압축된 측면은 있다.

국민의 집단 지성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세상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 나는 그런 생각과 신념에 맞춰 행동해온 것이다. 국민의 선택 기준이 바뀌어서 이젠 알맹이를 중요하게 여긴다. 정치인에게 일관성, 실적, 증거를 요구할 것이다. 나는 공약 이행율을 의도적으로 철저히 관리했다. 매니페스토(Manifesto:매니페스토(Manifesto)는 개인이나 단체가 대중에 대하여 확고한 정치적 의도와 견해를 밝히는 것으로 연설이나 문서의 형태이다. 종종 비정치적인 분야에서도 자신의 주장과 견해를 분명히 밝히는 때에도 사용된다. 한국에서는 예산확보, 구체적 실행계획 등이 있어 이행이 가능한 선거 공약의 의미로 주로 쓰인다. ---위키백과. 여기서는 공약이행을 확인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운동 본부 집계로 공약 이행율이 96%로 전국 1등이다. 쉽게 꺼질 듯하지는 않다. 안 꺼지고 싶은 내 기도도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