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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체스코 교황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
  

이번 프란체스코 교황의 방한은 많은 관심과 화제를 낳았다. 그리고 가톨릭 신도가 아닌 타 종교인들이나 종교가 없는 일반인들 중에도 대다수가 그 분에 대한 호감을 나타냈고, 많은 찬사가 이어졌다. 과연 무엇이 이토록 많은 이들에게 화제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것일까? 생각컨대, 아마도 그것은 123000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가톨릭 신도의 수장이라는 가장 높은 직책에도 불구하고 그 분이 보여준 철저히 낮은 자세, 즉 겸손과 청빈, 그리고 온유함일 것이다.

 

사실 내 개인적으로는 가톨릭의 교황이라는 제도나 그 직책에 대해서 별로 좋게 생각해오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종교 성직자가 바티칸'이라는 거대한 권력체계 위에 군림하며 많은 부()를 거느리고 있다는 것, 또 무슨 황제마냥 관을 쓰고 호화로운  법복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참된 진리적 측면에서 볼 때 심히 부당하고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 많은 부패와 스캔들을 일으켰던 기존 교황들의 안 좋은 이미지도 나의 부정적 생각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이번 프란체스코 교황은 기존의 교황들과는 많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방송을 통해 본 것이지만, 그가 교황이 되기 전, 아르헨티나에서 추기경으로 있을 때부터 사회적 약자들과 늘 함께하며 버스로 출퇴근 하는 등의 청빈한 삶의 모습은 충분히 모든 이들의 귀감이 될 만하다고 생각되었다. 귀국길의 비행기 내 인터뷰에서 이런 인기를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교황님은  기껏해야 2~3년 정도일 것입니다.라고 답하며, “나의 죄와 잘못을 늘 돌이켜 보며, 거만해지지 않으려 합니다. 평범한 목자로 살아갈 뿐이지요.라고 말하셨다고 한다. 너무도 겸허한 이런 말씀은 종교를 떠나 모든 성직자들이 본받아야 할 대목이다. 게다가  "이슬람교도와 힌두교도, 가톨릭교도 모두 같은 신(神)의 자녀이다."남을 자기네 종교로 개종시키려 드는 건 허황된 짓이라고 언급하는 이런 그분의 소탈하고도 열린 마음과 겸손한 언행은 이제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가톨릭 자체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호감으로 연결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원래 특정 종교인이 아니지만,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순수한 인품을 알게 된 후 사실 나도 그분을 존경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사실 높은 지위의 종교 성직자가 이렇게 늘 낮은 자세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들도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많은 신도들을 거느리게 되고 또 신자들의 추종과 떠받듬을 받다보면 인간적 자만심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수많은 헌금과 시주금이 모이고 교회나 성당, 사찰이 커지다보면 마치 자신이 대단한 능력이 있어 이만큼 일구었다는 성취감으로 인해 교만해지기 쉽다. 그리고 얼마든지 독선적 생각과 소유욕에 사로잡힐 수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이런 대표적 사례들을 우리나라 종교계에서 찾아보려고만 한다면, 얼마든지 줄줄이 열거할 수 있을 것이다. 뜻있는 많은 종교인들이 지적하다시피, 오늘날 이 세상에는 물욕과 권력욕, 색욕에 물들어 타락한 성직자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것은 기독교, 가톨릭, 불교, 민족종단을 막론하고 하등 다를 바가 없다. 게다가 때때로 돌출되는 우리나라의 성직자들의 오만하고 독선적인 언행과 지나치게 정치적인 편향성, 은 시위 등은 많은 이들에게 종교에 대한 회의와 염증을 일으키고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프란체스코 교황님이 1회성 쇼가 아닌 평소의 삶을 통해 몸으로 직접 실천하며 드러낸 겸손과 청빈, 열린 마음은 많은 이들에게 진정한 성직자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었다.

 

그런데 종교 성직자냐, 아니냐를 떠나 겸손이라는 덕목은 우리가 한 인간의 인격과 영적성숙도를 가늠하고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이다. 한 예로 현재 세월호 사태 특별법 제정 문제로 단식농성 중인 김영오씨의 경우를 보자. 이 사람은 최근에 모 매체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과거의 욕설로 인해 사회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아직 나이 50세도 안된 비교적 젊은 사람이 윗 사람에 대해 이런 무지막지한 과격 언행을 마구 쏟아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 그의 현재 심정이 어떨지는 대충 짐작이 간다. 아마도 정부 잘못 때문에 자기 자식이 죽었다는 증오와 원망, 원한, 적대감으로 똘똘 뭉쳐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50100보를 양보해서 딸을 잃은 그의 심정을 이해해주려고 노력한다손 치더라도 그의 이성을 잃은 막가파식 언행은 지나친 것이며,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그외에도 많은 이들이 귀중한 자식과 가족들을 잃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람처럼 난폭하고 극단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았다. 한 인간이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품격과 내적 성숙함의 정도를 잘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의 무례하고 거친 언행은 오히려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심지어는 그의 단식행위의 순수성과 의도를 의심하게 만드는 부정적 역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왜 그는 이런 생각을 못하고 그런 결과를 예상 하지 못하는 것일까? 또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까? 한 마디로 말하면, 영적으로 미성숙하고 인격이 다듬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감정을 이성적으로 자제하는 훈련이 전혀 돼 있지 않은 것이다.

 

만약 그가 프란체스코 교황님이 보여주었듯이 예의 바르고 겸손한 자세로 행동했다면, 그의 단식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이들이 많이 불어났을 것이다. 또한 그의 인품이 더욱 빛을 발했을 것이다. 그의 무례하고 과격한 언행은 오히려 동조자들을 떨어져 나가게 만들고 자신의 인격을 스스로 깍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알아야 한다.

성경 말씀에도 스스로 높아지려는 자는 낮아지고, 낮아지려는 자는 높아진다.”고 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비단 김영오씨 말고도 심지어는 소위 영적인 추구를 한다는 부류들 중에도 이런 기본적 이치조차 깨닫지 못한 어리석고 무지한 이들이 많다. 즉 에고적 도취와 착각 속에서 제 스스로 높아지려고 애를 쓰는 교만하고 유치한 수준의 영격을 가진 인간들이 세상에 널려 있는 것이다. 최근 막말 파문으로 구설수에 오른 몇몇 젊은 정치인들도 똑같은 부류들이다.

저급한 자아인 에고(ego)가 너무 강한 자들은 근본적으로 수행의 기본인 자신을 진정으로 낮추는 하심(下心)이 되기 어렵다. 따라서 매사에 건방지거나 거만하기 마련이고 무례하기 짝이 없는 것이 그들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런 부류들은 애초에 수행에 관해 운운하거나, 수행할 자격이 없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에고적 충동에 휩쓸려 오버해서는 안 되며, 늘 마음의 균형을 잃지 않고 중도(中道)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산에 들어가거나 눈감고 하는 것만이 수행이 아니며, 우쭐하고 교만해지기 쉬운 에고를 억누르고 스스로를 낮추는 훈련을 하는 것, 이것이 곧 진정한 생활 수행이다.

 

TV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젊은 사람들이 나이가 훨씬 많은 연장자에게 마치 동년배를 호칭하듯, 버릇없이 “~라고 부르는 장면을 예사로 보게 된다. 이런 기본예의조차 결여된 행위는 좀 고쳐져야 하며 사회적 반성이 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 또는 “~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면, 얼마나 보기도 좋고 그 사람의 겸손한 인격이 우러나는가!

 

언어는 곧 그 사람 인격의 반영이자 투영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말투 하나 하나에서 자신의 인격수준이 그대로 뭍어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예의를 배우는 것이 영성추구의 가장 첫 출발점이다. 그러므로 프란체스코 교황님의 방한을 그저 잠시 지나간 행사로 곧 망각할 것이 아니라 그분이 몸으로 보여주신 무언(無言)의 교훈을 우리 모두 배웠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다.

[인쇄하기] 2014-08-28 11: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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