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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의 세계와 우리나라 번역계의 현황(1)
  


 

최근에 소설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 영문판 번역에 관련해 오역(誤譯) 논란이 불거졌다. 우리나라 번역가, 문학비평가들 사이에서 '채식주의자'의 오역 100여개가 지적되었던 것이다. 흔히 번역은 <2의 창작(創作)>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책을 번역한 영국의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 역시도 오역논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를,“문자 그대로 옮긴 번역은 존재할 수 없으므로 창조적이지 않은 번역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이런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의 학자들은 단지 "서툰 번역을 변명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번역은 물론 번역가가 다른 나라 언어로 된 책을 자국의 언어로 해석해서 문장을 재구성해야하는 것이므로 창작적인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렇기에 동일한 책일지라도 어느 번역가가 그 책을 번역을 했느냐에 따라 어느 정도 다른 색채의 책이 될 가능성이 많다. 그럼에도 원문의 뜻을 번역자가 완전히 뒤집어 전혀 다른 문장으로 만들어버려서는 곤란하다고 보며, 의역(意譯)을 통한 윤문이나 번역 창작도 원뜻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채식주의자> 영문판의 경우, 이 소설 번역을 통해 데버러 스미스가 2016년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그녀가 한국어에 능통하지 못한 상태로 영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오역이라고 생각된다. 번역서는 어느 나라에서든 종종 오역문제가 제기될 수 있으며, 이것은 어차피 다른 나라의 언어를 자국의 언어로 옮겨놓는 데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다. 말이 나온 김에 번역의 세계와 우리나라 번역계의 현실에 대해 전반적으로 언급해보고자 한다.

 

번역가들은 물론 누구나 자기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번역을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럼에도 오역이 나오는 이유는 기본적인 언어해독능력 및 문장력 부족, 상대국 문화나 풍습, 역사 및 전문분야에 관한 지식 결여, 단순한 부주의로 인한 실수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오랜 경력의 번역가들도 본의 아니게 얼마든지 일부 오역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영어서적을 한국어로 번역할 경우, 대체적으로 영문과 출신보다는 의외로 국문과 출신이 번역을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 (영어를 좀 하는) 국문과 출신들이 번역을 할 경우, 아무래도 우리말 표현이나 글쓰기 측면에서 영문과 출신보다는 문장력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즉 영어문법만 잘 안다고 해서 꼭 좋은 번역이 나오는 것이 아니며, 외국의 언어를 얼마나 자연스럽고 쉽고 아름다운 우리 언어로 바꾸어 표현해놓을 수 있느냐가 번역의 핵심관건이다. 그러므로 문장표현력이나 조어(造語) 능력이 뒤떨어지는 사람은 유려한 번역을 해내기가 힘들다. 그리고 특히 채널링이나 UFO 및 외계문명 분야의 책들은 일반 번역가들에게 맡길 경우, 제대로 번역해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는데, 그 이유는 이런 류의 책들에는 사전에도 나오지 않은 특수한 용어나 표현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쪽 채널링이나 UFO 분야에 대해 전문적으로 깊이 있게 공부가 된 번역가라야만 이 분야의 책 번역을 어느 정도 소화해낼 수 있다.

 

우리나라 번역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크게 나누어 초벌번역자들과 정식번역가로 분류된다. 그리고 정식번역가도 다시 일반번역가 및 전문번역가로 나누어지며. 따라서 모두 3가지 번역자들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초벌번역자들은 번역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이들과 또 아직 정식번역가로 등단하지 못한 사람들을 지칭한다. 일반번역자는 초벌번역자를 탈피하고 정식번역경력 3~10년 미만 정도 되는 이들, 그리고 전문번역가들은 정식번역경력 10~15년 이상 되는 고참 번역자들에 해당된다.

 

그런데 번역을 처음 해보거나 숙달되지 않은 초벌번역자들의 번역은 우선 오역이 많다. 또 문장력이 없는 경우, 번역문이 이상하고 어법상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번역을 처음 해보는 초벌 번역의 경우 이런 오역이나 비문(非文)이 책 한권 당 70~100곳 정도는 보통이고, 심지어 수백 군데를 오역하는 경우도 있다. 또 어떤 경우는 기초영문법 자체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초벌번역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렇기에 이때는 수많은 오역이 나올 수밖에 없다. 아주 심한 경우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문장을 다 뜯어고치다시피 해야 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물론 초벌번역자라고해서 다 그런 것은 아니며,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이들 중에는 상당한 번역능력을 지닌 사람들도 일부는 존재한다. 번역 잘하는 것도 일종의 선천적 재능이라고 판단되며, 그렇기에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출신이나 박사학위 소지자조차도 의외로 번역을 그리 잘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출판 관례상, 초벌번역자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된 책을 낼 수가 없다. 즉 보통 남의 책(전문번역가들의 책)을 대리번역 해주면서 적어도 2~3, 많게는 5~8년 정도 초벌번역자 생활을 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아야만 자기이름이 기재된 번역서를 낼 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리고 초벌번역가들의 원고료라 해봐야 원고지 1매당 700~800원 수준으로서 이런 액수는 물론 기본 생활을 영위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나라 번역계의 엄연한 현실이다. 즉 이렇게 찬밥 먹어가며 오랜 고생을 거친 후에야 정식 번역가로서 등단하게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이것은 미국 프로야구에다 비유하자면, 열악한 환경의 마이너리그에서 고생하면서 자기 실력을 입증해야만 비로소 발탁되어, 메이저리그로 올라가 높은 연봉을 받고 이름도 날릴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초벌번역자에서 일반번역가로 올라가면, 비로소 원고지 1매당 2,000~3,000원의 번역료를 받게 된다. 그리고 전문번역가는 1매당 4,000~5,000원을 받게 되며, 아주 유명한 극히 일부 톱 번역가들은 이런 매절형식이 아닌 인세(印稅) 형식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인쇄하기] 2018-02-08 11: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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