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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의 김영사 사태 및 추문의 교훈
  

<김영사>는 1983년에 설립된 이래 베스트셀러만 수백 종을 양산해 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대형출판사이다. 그런데 최근에 전() 사장인 박은주씨와 그의 정신적 스승이자 멘토였다는 김강유 회장(김영사 설립자) 사이에 벌어진 다툼과 법적 고소 사태로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박은주 전 사장이 불과 32세의 직원이었던 1989년에 김회장에 의해 사장으로 전격 발탁된 이야기는 출판계에 일종의 신화처럼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약관의 어린 나이에 사장으로 발탁된 후 수많은 밀리언셀러들을 만들어 내어 오늘날의 김영사를 키워온 공로자였고,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인해출판계의 여왕’‘출판계의 미다스의 손등으로 불려 왔다. 그런데 작년 5월, 돌연 사장직을 사퇴해 그동안 출판계에 많은 의문과 소문을 낳았다.

 

언론보도와 인터뷰를 통한 알려진 개략적인 사태의 내막은 이런 박은주씨가 자신의 대부(代父) 내지는 스승격인 현 대표 김회장을 총 350억 규모의 배임 및 횡령, 사기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것이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김회장은 용인에 있는 법당(금강경 수행단)의 리더로서 자신이 김영사에 입사한 1984년부터 너는 수행의 공부의 인연이 남다르니 법당에서 수행,정진하라.”고 해서 2003년까지 20년 동안 부모도 버리고 그곳에서 숙식하며 출퇴근했고, 20년 동안 번 28억 상당의 월급과 보너스, 주식배당금 등을 교주격인 김회장에게 모두 바쳤다고 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박은주 사장은 말만 사장일 뿐이지 회장이 그녀를 일종의 앵벌이 사장”을 시켜서 착취한 것이 된다.)

그런데 2003년 김회장이 한 유부녀와 동거를 시작해 법당이 깨졌으며, 그 후에도 김회장이 수없이 돈을 요구했고, 망해가는 그의 형 회사에도 자금지원을 하라고 해 수십억의 출판사 돈을 그쪽에다 쏟아 부었다는 것이다.

 

20143월 주총에서 김회장이 다시 김영사 대표 회장으로 복귀하게 되는데, 박은주씨는 약 2달 후 사직서를 내고 김영사를 그만 두게 된다. 그러고 나서 그 해 9월에는 김회장이 박 전 사장에게 주식, 김영사 건물, 퇴직금 등의 자산 285억을 포기하면 현금 45억을 주겠다고 구두 약속을 해서 신임 김회장에게 이를 모두 양도한다는 합의서를 작성해주었지만, 김회장이 이 마저도 지키지 않아 고소에 이르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반면에 김회장측은 돈 바치라고 강요한 적이 없으며, 박 전 사장이 200억 횡령한 혐의의 증거자료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이다.


어느 쪽의 주장이 옳든, 스승과 제자 간에, 더군다나 <금강경>을 공부하는 마음 수행모임을 했다는 사람들이 이런 추악하고 탐욕스러운 싸움을 벌인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금강경>은 형상적인 모든 대상에 대한 집착을 곧 스러질 물거품이나 환영(幻影)처럼 보라고 가르치는 대승불교 공(空) 사상의 핵심경전이 아니던가?  그런데 도대체 그 동안 그들은 무엇을 공부하고 닦았다는 말인가?


사건의 참된 내막은 제
3자로서는 현재 자세히 알 수 없다. 이것은 앞으로의 검찰 조사를 통해 점차 밝혀질 것이다. 그러나 돈에 얽힌 이런 상호 비난전과 추태를 바라보면서, 더구나 스승과 제자 관계였다는 두 사람 간의 진흙탕 싸움을 목격하면서 느껴지는 것은 마치 과거 신흥사이비 종교나 사이비 영성 및 수련단체의 추악한 말로를 보는듯 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박은주 전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용인의 법당을 무슨 종교단체 마냥 언급하고 있고 자신이 그곳에서 숙식할 당시의 김회장을 분명히 교주라고 지칭하고 있다
. 하지만 김회장은 이를 부인하고 그곳은 단지 <금강경(金剛經)>을 교본삼아 수행하는 모임이라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단순한 수행모임이라고 보기엔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왜냐하면 박은주씨의 말에 따르면, 그곳에서 몸과 마음, 재산 등의 모든 것을 바치라는 지시를 받았고, 김회장을 살아 있는 부처님처럼 떠받들었으며, 또한 그를 만날 때는 삼배(三拜)를 해야만 했고, 무릎 꿇고 앉아서 그의 말을 경청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식이라면 거의 신흥종교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커다란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몇몇 신흥 사이비 종교 및 영성 내지 수련단체들이 있었다. 여기서 그 단체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사이비 집단들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적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 교주 또는 자칭 스승에 대한 맹신 및 맹종, 그리고 우상화와 신격화 단체의 우두머리를 유일의 메시아(구세주) 내지는 대단한 깨달음의 경지에 도달한 생불(生佛)처럼 숭상한다. 그리고 신도들이나 회원들은 노동착취를 당하거나 봉사를 강요받으면서도 우두머리에 대해 절대 복종하며 추종한다.

둘째) 복잡한 여자 문제와 성() 추문 필히 교주를 둘러싼 문란한 여자관계나 성상납, 또는 엽색행각이 있다.

셋째) 교주 개인의 부정축재와 착복, 또는 공금횡령 그 단체의 신도나 회원들이 정기적, 비정기적으로 강요에 의하거나 자발적으로 우두머리에게 바치는 엄청난 헌금이 있으며, 그 우두머리는 이를 자신의 개인 소유마냥 축재, 착복하거나 마구 사용한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은 이런 사이비 영적집단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반드시 단순하거나 무식한 사람들이 아니라 나름대로 배울 만큼 배우고 똑똑하다는 지식인층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고학력층은 스스로 자신의 선택과 판단이 그릇될 수 없다는 지적 자만심에 의해 스스로 속고 있음을 쉽게 자각하지 못하며, 또한 비리를 알고난 후에도 쉽게 그곳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우두머리 최측근의 비리 폭로에 의해 모든 진실이 드러난 후에도 여전히 교주를 대단히 영적스승인양 추종하는 오늘날의 몇몇 사이비 영성단체의 회원들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이제까지 아무 것도 모른 채 김영사의 책을 구입한 수많은 독자들이 있다. 이들은 그냥 그 출판사에서 낸 책이 좋아 보여서 구입했고, 오늘의 김영사 사태에 그저 황망할 따름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이분들은 어쩌면 본의 아니게 불건전한 유사종교집단의 부()를 엄청나게 불려주는데 기여했을지도 모른다는 오명(汚名)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물론 독자들은 선의의 피해자일 뿐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교훈을 배울 필요성이 있다. 그것은 책을 고르는 데 있어서의 현명한 분별성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독자들의 책 구매성향을 보면, 책의 실질적인 내용보다는 단지 제목이 좋아서, 표지가 화려하고 마음에 들어서, 특정의 대형 출판사에 나온 책이니까, 광고를 많이 하니까, 남들이 다 사니까 등등의 이유로 책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일부를 제외한 다수는 군중심리에 이리저리 휩쓸리거나 지엽적인 것을 보고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책을 구매하느냐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선택의 자유에 속한 문제이긴 하다. 그렇지만 오늘날의 불미스러운 김영사 사태를 볼 때, 독자들이 보다 현명한 분별력을 가지고 올바로 책을 선택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을 무조건 외면할 수만은 없는 것이 아닐까?

 

 

 

[인쇄하기] 2015-08-05 15: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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