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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과 악플의 심리학
  

최근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선수가 오랫동안 자신에게 상습적인 악성 댓글을 통해 원색적인 비난을 해온 네티즌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보도되었다. 이 네티즌은 허위사실로 손연재 선수를 비방하는 글과 악성 댓글을 수십 차례 올려 악의적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대중매체를 통해 얼굴이 널리 알려진 인기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에게 가해지는 악성 댓글이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심지어 탤런트 최진실을 비롯한 여러 연예인들이 그런 악성 댓글을 견디다 못해 충격적인 자살을 결행하기까지 했었다. 또 이런 경우와는 반대로 자신이 사이버 공간에 올리는 글이나 자료에 달리는 긍정적인 댓글에서 위안을 받거나 만족해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인터넷의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이 일상화된 SNS 시대에 댓글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에도 Q & A난에 댓글 문제에 대해 잠시 언급한 적이 있지만, 현대 SNS 사회에서 댓글로 인해 나타나는 모든 문제들은 현대인들의 심리적 상태와 문제를 그대로 투영해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는 물론 앞서의 예처럼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현대사회는 극도의 개인주의 사회이며, 아파트의 이웃과도 얼굴도 모르고 사는 일이 허다하다. 아울러 전통적인 가족공동체가 해체되고 1인 가구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현재 4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이지만 2035년경에는 3가구 중 한 집이 1인 가구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현대인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더 외롭고 쓸쓸함을 느끼게 되는 성향이 높아지고 있다. 결국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극단적인 경우는 <은둔형 외톨이>이 되어 아예 몇 년씩 집밖으로 나가지도 않는 병적증상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때 그런 고독감을 달래기 위해 사람들이 집 또는 직장에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이고,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 소통이다. 사실 이런 SNS 소통이 가져다주는 이점과 긍정적인 면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많은 다른 문제들도 나타나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의 신분을 감출 수 있다는 익명성(匿名性)으로 인해 얼마든지 타인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과 범죄가 가능하다는 것, 또 그런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손연재 선수처럼 피해자가 법적으로 상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경우, 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에서는 IP추적을 통해 얼마든지 숨어있는 가해자를 찾아내어 법적 처벌이 가능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지금은 경제 불황에다 취업난, 빈부격차, 사회적 낙오 기타 등등의 여러 요인들로 인해 우울하고 불우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이들의 경우 연예인들이나 운동선수들의 화려한 삶과 명예, 미모, () 등은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심한 시기와 질투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앞서의 손연재 선수의 경우는 체조 선수로서의 성공과 부에 더하여 예쁘기까지 하다는 게 더더욱 시기심을 자극했을 것이다.) 또한 이것은 자신들의 초라한 처지와 비교할 때 상대적 박탈감과 열등감을 더욱 부채질한다. 그리하여 왠지 이유도 없이 남이 미워지고 아무에게나 화풀이하고 싶은 심정이 되기쉽다. 이때 발생하는 그들의 분노와 적개심은 잘 나가는 것으로 비쳐지는 대표적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에게 자연스레 향하게 되고, 이들을 비방하고 공격함으로써 자기들의 스트레스와 열등감을 조금이라고 해소해보려 하게 된다. 아울러 그런 화려한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을 바닥으로 끌어내려 명예를 훼손시키는 데서 쾌감을 느끼고 다소나마 자신의 처지를 위안받고자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이것은 남에게 고통과 굴욕을 주는 데서 성적 쾌감을 얻는 가학증과도 유사한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하지만 뒤에 숨어서 남을 공격하고 비방하는 것은 매우 비겁하고 야비하며 치졸한 짓이다. 그렇기에 이런 행위에 골몰해 있는 사람들은 대개 실명으로는 남 앞에 나설 용기도 배짱도 없는 아주 소심한 자들이거나 심한 열등의식의 소유자들인 경우가 많다.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볼 때, 원래 내성적이고 겁많은 소심한 성격의 사람들이 오히려 외적으로는 타인들에게 더 공격적이고 위협적으로 행동하고는 한다. 이것은 자기 내면의 불안과 두려움을 감추고 강한 듯이 위장하기 위해 작용하는 과잉방어 심리기제에 의한 것이다. 이런 현상을 동물에다 비유하면, 덩치크고 힘센 셰퍼드나 도사견은 별로 안 짖는 데 반해 허약한 잡종개가 더 요란하게 짖으며 상대를 위협하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심적 불안과 패배감, 낙오감, 열등감에서 작동하는 이런 사람들의 이와 같은 심리기제를 인간적으로 이해할 수는 있고 동정할 수도 있겠으나, 이런 행위는 절대로 스트레스를 풀고 열등감을 해소하는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다. 그리고 결코 건전하고 건강한 정신상태라고 할 수가 없다. 또한 무고한 상대방에 대한 이런 식의 악의적 공격과 비난은 자신의 카르마()를 짓게 된다. 카르마는 우리 인간이 몸과 마음, (身口意)로 다 짓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그 가운데서도 말로 짓는 구업(口業)이 특히 무섭다는 것을 모른다. 결국 이런 행위들은 필연적인 업보(業報) 작용으로 나타나 그 댓가를 반드시 치러야만 되고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로 나타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영적 측면에서 볼 때, 상대를 꼭 총이나 칼로, 또는 목졸라 살해해야만 살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악담이나 저주, 욕설, 비방 등의 언어적인 공격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누군가가 상처를 받고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르렀다면, 이것 역시 간접살인에 해당되며, 무거운 악업을 쌓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남에게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가급적 좋게 하는 것이 자신에게 이롭다. 이것을 말로써 덕을 쌓는 것, 즉 "언덕(言德)"이라고 한다.


아울러 현재 성공하여 잘 나가는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이 오늘날 거저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님을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김연아나 손연재 선수가 뼈를 깍는 오랜 개인적 노력과 고난도의 훈련과정이 없이 어찌 그런 성공을 거두었겠는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기와 부()를 누리는 연예인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것은 그 영혼의 전생(前生)의 공덕이거나 이번 생의 치열한 노력의 결과이다. 이 우주에 원인 없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개인적 시기, 질투심이나 열등감 및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타인을 근거 없이 중상모략(中傷謀略)하는 것은 온당치 않을 뿐더러 사안에 따라 엄청난 반작용과 불행을  자신에게 가져올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외견상 화려해 보이는 사람들 역시도 상처받기 쉽고 겁 많은 나약한 한 인간일 뿐이다. 오죽하면 악플로 인한 괴로움과 아픔을 견디다 못해 자신의 귀중한 생명을 스스로 끊기까지 하는 이들도 있겠는가.

그런데 인터넷 블로그나 트윗터,
페이스북에 달리는 악플이 아닌 선한 댓글 역시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누구나 사람들은 자신이 올린 글과 자료에 누군가 댓글을 통해 관심을 보여주고 긍정적 반응을 보여주면, 기분이 좋아지거나 거기서 위안과 재미를 느끼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 열심히 좋은 글이나 자료를 구해 올리려고 애쓰고는 한다. 그러다보면 심할 경우 일종의 관심 중독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데, 예컨대 어떤 이들은 하루라도 인터넷과 SNS를 안하면 왠지 불안하고 초조해진다. 즉 댓글을 통해 타인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호응을 받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사람들은 많은 댓글이 달리는 데도 불구하고 왠지 그 내면에서는 SNS를 안 할 때와 마찬가지로  불안공허함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증상은 SNS상에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나"와 "있는 그대로의 나" 사이의 심한 괴리현상 때문에 생겨난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미고 연출한 나는 진정한 내가 아니기에 영혼은 그것은 알고 있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는 불안과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 공허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이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것이 아니다. 인간은 어차피 사회적 동물이기에 이런 현상은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욕구가 너무 심화돼 병적인 중독 증상으로까지 발전한다면, 그리고 관심을 받지 못하면 늘 불안하고 초조하고 공허하다면, 이를 정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결국 그 사람의 내면적 자아의 허약함과 자신감 결여에 원인에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있는 그대로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확고한 주관이 있는 사람이라면, 타인들의 관심과 인정에 목을 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타인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면 좋은 것이고, 아니어도 그만인 것이다. 또 누가 자신을 비난하더라도 자신의 주관과 신념이 확고하므로 거기에 흔들리거나 신경쓰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들은 외부의 시선이나 평가에 의존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지 않으며, 그런 것에 의해 위안을 받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떳떳하고 당당하고 자신감에 차 있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며, 이런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자신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이미지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인터넷과 SNS 시대에 앞서 설명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결국 성공가도를 달리는 남을 비난하고 깍아내리거나 타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구의 나를 포장하고 연출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즉 근본적 해결책은 이런 못난 짓과 어리석은 행위를 통해서라기 보다는 오직 진정한 내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실력과 능력을 키우고 긍정적 자아상을 형성해 굳건히 홀로 설 수 있게 되는 길뿐이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누군가의 악플 따위에 금방 좌절해 쉽게 비관 자살하거나 날마다 댓글에 목을 매달고 거기에 연연하여 심적 동요를 겪지 않게 될 것이다. 특히 영적추구자일 수록에 필히 그렇게 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인쇄하기] 2015-07-08 11:2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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